본문 바로가기
종교사_자료/이미지

미국 대중문화에서 묘사된 힌두교

by 방가房家 2023. 5. 13.

Sheila J. Nayar, “Hinduism,” <The Routledge Companion to Religion and Popular Culture> (Routledge, 2015), 440-59.

마무리는 아쉬웠지만 재미있는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된 글.
 
1. 단일한 힌두교는 없다. 하나의 푸라나는 다른 시대에 생겨나는 이야기의 불일치를 충분히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이야기의 다양한 판본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준다. 인도인들에게 궁극적인 것은 정통(正統)보다는 정행(正行)이다. 다르마(의무)를 강조한다는 것은 행위, 의무의 중요성을, 종교를 수행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2. 인도 전통에서 신과 신도 간의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만남의 초점이 되는 것이 다르샨(darshan), 즉 신을 보고 신에 의해 보여지는 성스러운 행위이다. 그래서 신의 그림을 복제한 칼라 인쇄물(color lithography)이 많이 사용된다. 학교와 도서관엔 사라스와티 그림이, 극장에는 나타라자 그림이, 예식장에는 라마와 시타 그림이 걸려 있다.

라마야나와 마하바라타 영화나 드라마에서 ‘의례적 시선 교환’이 일어난다. 인도 영화의 관습인 줌샷의 반복, 흐름을 끊는 포스터와도 같은 유형화된 정지 떼샷과 찬송을 통해 ‘다르샨의 향연’이 펼쳐진다. 발리우드의 스타일인 공연, 예측 가능함, 긴 연설, 옆길로 새기 등은 라마야나와 마하바라타 낭독과 공연으로부터 온 특징이다.
 
3. 초기 미국 대중문화, 무관심
소설 <어머니 인도Mother India>(1927)에서 종교는 대단히 부정적으로 묘사된다. 어두침침한 사원에 칼리의 신상이 있다. “축 늘어진 괴물 같은 혀에 피를 뚝뚝 흘리는, 검은 얼굴의 그녀가 있다. 한 손으로는 피흘리는 사람 머리를 잡고, 다른 손으로는 칼을, 다른 손으로는 피를 움켜지고...” 간디를 욕보이고자 했던 영국 정부의 의도가 반영된 작품이었다.
1960년대에 조직된 하레크리슈나는 인도에 대한 무관심이나 파괴적 이미지(예를 들면 비틀즈가 출연한 <Help!>(1965)의 칼리 숭배 묘사)를 완화하는 역할을 했다. 비틀즈와 관계가 있었던 요기 마하리쉬 마헤쉬에 의해 초월명상(TM)이 유명해지기도 했다.(후에 “Merv Griffin Show”에 출연) 하레크리슈나 신자였던 조지 해리슨이 제작한 “Hare Krishna Mantra”(1969)가 앨범 차트에 오르고 “My Sweet Lord”(1970)가 정상에 올랐다.
 
4. 이민 세대(NRI) 이후의 힌두교
인도출신 이주자와 더불어 실천적인 형태의 새 힌두교가 미국에 들어왔다. 미국의 팝문화가 이에 반응하여 코믹북(Amar Chitra Katha)이 제작되었고, 인도계 학생들이 자신의 문화를 배우는 통로가 되었다. 그런데 이들은 이야기의 다른 판본은 알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
이들은 미디어를 통해 인도와 동시적 감각을 유지했다. 찬송가(bhajans)와 기도(artis, filmi artis) 카세트테이프, 가사가 실린 발리우드 디스코 악보 등이 유통되었다. 텔레비전, 라디오 방송, 인터넷을 통해 인도 드라마, 푸자, 구루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5. 미 대중문화의 인도신 묘사들이 인도계의 반대 운동을 불러일으키는 일이 종종 있다. 콜러가 뉴욕타임즈에 게재한 광고는 여성이 샤워하며 나타라자 포즈를 취한 것이었다. 2010년 뉴스위크 표지에는 오바마가 나타라자 포즈를 취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이러한 묘사는 인도라는 마이너리티를 커다란 멜팅팟에 집어넣는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을까? 
호의적인 묘사들도 있다. 캐나다의 디왈리 우표, <블루스를 부르는 시타Sita Sings the Blues>(2008), <오피스>의 ‘디왈리’ 편 등. 무엇보다도 요가의 유행을 들 수 있는데, 육체적 수련으로 요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 건 잘 알려진 사실. 심지어 인도에서도 이런 경향이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6. <인디아나 존스>(1984)에서 식인 괴물의 모습으로 보인 여신 칼리는 이국적인 인도 타자를 대표하는 캐릭터이다. 인도 문화에 포함된 칼리의 다양한 측면 중에서 파괴적이고 에로틱한 면만 두드러지게 된 건 왜일까? 어떤 문화도 이러한 측면이 있기 마련인데 말이다.

<여전사 지나>(1999)의 칼리 묘사는 흥미롭다. 인도의 여러 신격들이 활용되어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인도계 집단(AHAD)에서는 크리슈나 묘사에 불만을 표시한 반면에 칼리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크리슈나가 주요 종파(Vashnavite)의 주신이라는 사실, 남신이 우월한 위계구조의 영향이라고 추측된다. 진정한 이해는 내부자와 외부자가 떨어져 서로에 대한 시선이 만나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