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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사_자료/이미지

사진을 거부하는 이유

by 방가房家 2023. 5. 12.

"화식조는 촬영될(되지 않을) 것이다: 원시인, 일본인, 그리고 잡히지 않는 성스러움"

Patricia Spyer, “The Cassowary Will (Not) Be Photographed,” <Religion and Media>(2001), 304-19.
 

의례의 한 장면에 대한 사진 촬영을 거부하는 인도네시아 아루 섬의 사람들 이야기. 저자는 원주민의 사진 거부에 대한 현대인의 신화를 정면으로 다루고 싶어 한다. 사진에 대한 태도에는 ‘근대의 언저리’에 위치한 사람들이 감수해야 했던 외부 세계의 권력의 개입에 대한 그들의 반응이 함축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1. 사진에 반응하는 두 인간 유형이 있다.

  • “원시인”: 사진 찍히는 것을 거부하는 사람들열대 원주민들은 사진에 대한 거부, 공포, 무능력을 갖는다는 견해가 널리 유포되어 있다. 영혼을 빼앗긴다는 설명이 흔히 붙는다. 그런데 사진 회피는 식민지적 카메라를 회피할 권리를 요구하는 것이기도 하다.(우리 사회에서도 촬영이 금지된 영역과 허용되는 영역은 해당 장소에 행사되는 권력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저항은 이데올로기적인 목적, 즉 진리, 투명성, 계몽, 다시 말해 근대를 거부하고 고유한 분위기aura를 보존하려는 이데올로기적 목적을 함축한다.
  • “일본인”: 과도하게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몰려다니며 같은 사진을 찍고 같은 명품 가방을 사는 일본인이라는 전형적 이미지(한국인에도 적용된다고 저자는 언급한다)에 따르면, 이들은 순번 대기seriality를 통해 사진의 고유한 자리에 위협을 가하는 것이다. 
 
2. 인도네시아 아루Aru섬 사람들(베문 사람들)의 사진 거부
  • 베문 사람들 의례의 중심 상징은 화식조이다. 화식조는 아루섬 고유의 것을 상징하며 외부의 영향력(말레이)과 대조된다. 의례는 해안가에 나타난 사람들이 화식조를 죽이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화식조의 영은 조상의 영과 관련되며, 의례 말미에야 외부세력과 화합하게 된다.

  • 아루와 말레이 간의 대립 구도가 확연하다. 메인 의례가 진행되는 동안 말레이적인 것들은 금지되며, 사진기도 이에 포함된다. 
  • (1)말레이 언어가 금지의 주요 대상이다. 원주민에게 강요된 국가언어[바하사 인도네시아] 문자를 전달하는 책, 공책, 종이, 연필, 펜이 금지 대상[모모심]이다. 해안으로부터 오는 인쇄자본주의의 산물도 금지 대상이다. 수영복 입은 여성들이 그려진 달력, 영화 배우 포스터, 가톨릭교회에서 받은 종교적 그림들이 금지된다.
  • (2)언어와 함께 상품, 종교, 의복, ‘정부’와 관련된 것들이 의례 현장에서 배제된다. 
  • (3)인류학자인 저자는 의례 현장에서 노트와 펜도 지참할 수 없었다. 의례 말미 조상령과 말레이가 통합되는 시점에는 카메라와 카세트 사용이 가능했다.

  • 사진 금지에 대해 현지인이 부여하는 설명들. 여러 가지이다. 표면적인 설명 자체보다는 그 이면에 존재하는 구도에 주목해야 한다. 
    왜 화식조를 촬영해서는 안 되는가? /왜 화식조는 촬영되지 않는가? 화식조는 식민지의 카메라에 찍해서는captured 안되기 때문에. 화식조는 너무 고상하고 영적이라 필름에 담아낼 수 없기 때문에. 의례 자체가 너무 ‘뜨거워’ 사진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나중에 촬영된 사진에 대해서는 사진에 담기도록 영이 허락했기 때문이라고 반응)
 
3. 두 장의 사진이 아루섬 사람들에게 부과된 국가 권력을 직접적으로 증언한다.
  • 네덜란드 가톨릭 선교사가 찍은 사진: 아루섬의 이교도들은 종교[아가마: 이슬람, 개신교, 가톨릭, 힌두교, 불교]를 하나 갖도록 정책적으로 강요당했다. 그 결과 그들은 신분증에 종교를 기입하고 나서야 1977년 총선에 참가할 수 있었다. 선교사가 찍은 당시 사진에는 정책적 강요에 편승된 집단 개종 장면이 담겨 있다.
  • 신분증의 증명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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