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othy K. Beal, <<Religion and Its Monsters>> (London: Routledge, 2002), 103-21.
저자는 이 글에서 다른 전통의 낯선 신격이 서양 문화의 관점에서 괴물로 둔갑하는 과정을 재미 있는 사례를 들어 보여준다. 괴물은 한 사회에서 타자로서 인식되는 것이 드러난 것인데, 그 타자성 중에는 “종교적" 타자성이 포함된다는 것이다.
1. 저자가 논의의 실마리로 사용한 사례는 뜻밖에도 미국의 고전 영화 <오즈의 마법사>(1939, 영화의 줄거리는 이 글 참조)에 나오는 악한 마법사의 부하, 원숭이 사령관이었다. 저자에 따르면, 미국 텔레비전에서는 매년 명절마다 이 영화를 틀어주어서 저자를 포함한 미국인들의 머릿속에는 상당한 강한 인상으로 남아 있다고 한다. 특히 저자는 어릴 때 나로서는 전혀 주의 깊게 보지 않았던 날개 달린 원숭이 대장은 무서운 괴물의 이미지로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한다...
영화 <오즈의 마법사>에서 마녀의 하수인 원숭이 사령관이 등장하는 장면
2. 저자는 이 원숭이 대장은 인도 전통에 존재하는 원숭이 신 하누만Hanuman이 서양 사회에서 변형되어 나타난 것이라고 주장한다. 타자의 신이 되는 우리의 괴물로 오리엔탈리즘적인 변형에 해당하는 것이다. 원래 하누만은 인도의 대표적인 서사시 <라마야나>에서 주인공 라마를 돕는 친구로 나온다. 악신 라바나에게 납치되어 숲속에 갇혀 있는 라마의 연인 시타를 구해올 수 있도록 힘을 주는 존재이다. 몇몇 요소들에서 <라마야나> 이야기와 <오즈의 마법사>가 대응되는 부분들이 있다. 영웅의 모험, 날개 달린 원숭이 도우미, 숲 속의 납치, 외딴 숲이라는 모험의 배경, 하누만 꼬리에 불을 붙이는 에피소드(<오즈>에서는 변형되어 나옴) 등. 그러나 영웅의 편이며, 이후 신으로 모셔지는 하누만은, <오즈>에서는 마녀의 졸개로 나온다. 원형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뒤틀리고 왜곡된 형태로 나온 것이다.
3. 그냥 우연의 일치 아닐까? 그러나 저자는 인도의 “원숭이신”이 서양인 관찰자들에게 괴물로 인식되었다는 자료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1897년 미국의 여행작가(John Lawson Stoddard)는 인도에 대한 강연에서 자신이 본 “원숭이 사원"에 대해 묘사하였다. 긴 꼬리가 달린 신들이 “가장 신 답지 못한 모습으로" 서로의 꼬리를 잡아당기며 늘어서 있는 모습을 묘사한다.(아래 이미지 참조) 인도를 여행한 선교사(Lucy E. Guinness)도 자신의 여행기에서 비슷하게 원숭이 신을 괴물 신으로 묘사한다.(아래 이미지 참조)
4. 여행자와 선교사에 의해 형성된 인도의 원숭이신 이미지가 어떻게 <오즈의 마법사>의 저자 프랭크 바움에게 전달되었는지를 정확하게 분석한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저자는 이 이국적 이미지가 당시 서구의 고딕 문학의 재료로 차용되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그리고 이러한 식의 차용에는 비기독교적 요소들을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괴물 이미지로 수용해온 오랜 기독교 전통의 관습이 작용했다는 중요한 지적을 한다.
스타더드의 책에서
기네스의 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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