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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사자료/만남

신 명칭에 관한 뮐러와 선교사의 논쟁

by 방가房家 2023. 4. 16.

Max Muller, "Interminable Question," <<The China Review>> 9 (1881): 228-33.
PDF: Muller_China_Review_1881.pdf

이 글은 <<동양의 성전(The Sacred Books of the East)>> 시리즈에 포함된 제임스 레그의 중국 고전 번역에서 상제(上帝, Shang-ti)의 번역으로 "God"이 사용된 것에 항의하는 중국 개신교 선교사들의 서한에 막스 뮐러가 답변한 내용이다.
선교사들의 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공평무사해야 할 번역서에 레그의 개인적 의견인 ‘상제=God’에 입각한 번역이 이루어져 문제가 많음. 이 번역서의 영향력 때문에 중국에 대한 왜곡된 이해로 선교에 악영향을 미칠까 걱정.”
뮐러는 레그를 두둔하는 답변을 한다. 그의 기본적인 입장은 중국 고전의 제(帝)나 상제(上帝)는 영어의 하느님(God)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뮐러는 하느님 명칭에 대한 독특한 입장을 개진하는데, 어차피 절대자를 언어적으로 묘사하는 데는 유치한 측면, 그의 용어로는 ‘신화적 표현’이 개입하기 마련이라는 게 그의 기본적인 생각. 이 점은 서구의 언어 'God'이나 중국의 상제나 크게 다르지 않다. 심지어 이렇게 주장하기까지 한다. 거짓 신의 이름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확한 이름이 존재할 뿐이라고. “벨, 주피터, 바루나, 상제 등이 여호와 옆에 [따로] 존재하는 개별적인 존재라고 생각하십니까? 이것들은 하느님(God)의 잘못되거나 부정확한 이름들입니다. 하지만 결코 잘못되거나 부정확한 신들(gods)의 이름은 아닌 것입니다.”(231) 절대 존재의 보편성을 전제로 한 논의이다.
뮐러는 한 선교사가 해주었다는 이야기를 자랑한다. 선교사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당신은 이교도 종교들이 악마의 작품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당신은 이교도 종교들이 우리와 공통으로 지니고 있는 것을 볼 수 있게 해주었고, 그것을 우리 작업의 기반으로 삼도록 해주었습니다.” 다른 말로 종교학 작업이 토착화의 기반을 제시해주었다는, 선교와 종교학의 밀접한 관계에 대한 자랑이기도 하다. 여기서 단골 메뉴인 아테네의 바울 이야기를 제시(232)하면서 논의를 마무리 짓는다. 뮐러 자신이 레그의 견해에 찬성하고, 더구나 레그가 학문적으로 책임감 있게 번역의 이유를 밝힌 마당에 번역을 철회할 이유가 없다고 글을 맺는다.
결국은 평행선을 달린 논쟁의 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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