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종교사_자료/이미지

일본 예수회가 남긴 미술

by 방가房家 2023. 4. 11.

다음 그림들에 대한 설명들은 전적으로 베일리 저작의 도움을 받았음을 밝혀둔다.

Gauvin Alexander Bailey, Art on the Jesuit Missions in Asia and Latin America, 1542-1773 (Toronto: University of Toronto Press, 1999).

 

1. 니콜로의 <성모자>
발리나뇨는 일본인 사제 양성과 더불어 예술 학교를 설립하여 니콜로(Giovanni Niccolo)로 하여금 교육시키게 한다. 이것은 제단 성화를 자체 조달해야 하는 현실적인 필요에 따른 것이었다. 니콜로 신부는 교육과 동시 제작 활동도 함께 하였는데, 그의 그림은 1580년대와 90년대 로마에서 유행한 전형적인 종교 예술(arte sacra) 양식을 보여준다.
현재 그의 작품으로 전하는 것은 단 하나이다. 이 작품은 완성품이라기 보다는 스케치인 것으로 생각된다.


2. 옻칠한 함에 담긴 제단 그림들
일본 모모야마 시기에 유행한 옻칠한 함에 성화를 집어넣어 만든 제단이다. 옻함 제작과 성화 그리는 작업은 따로 이루어진 것인데, 묘하게도 둘이 조화를 이룬다. 여기 사용된 옻함은 전통적인 문양도 있지만, 이슬람적인 기하학 문양, 포도와 나무로 이루어진 아라베스크 분위기의 문양이 사용된 이국적인 "남만 옻함"들도 있다.




3. <세상의 구세주Salvator Mundi>
이 그림에는 "Sacam Iacobus"가 그렸다는 싸인이 있다. 1597년에 그려진 그림으로, 연도가 명기되어 있는 유일한 작춤이다. '세상의 구세주'라는 이 주제의 성화는 기독교 전통에서 많이 그려진 것이다. 세밀한 붓터치에서 일본 화가의 손길이 느껴진다. 옷 테두리를 금색으로 두른 것은 사무라이를 표현할 때의 수법이 사용된 것이 아닌가 한다.

 
4. <용을 베는 성 미가엘>
이 성화에서 일본풍이 확연하게 느껴진다. 이것은 불교 미술에서의 천왕 도상이 기독교 성화에 응용된 것으로 보인다. 손에 들고 있는 칼은 사무라이의 칼이며, 투구와 갑옷도 중국풍을 하고 있다.


5. <백설의 성모 The Madonna of the Snow>
베일리는 이 작품을 남아있는 일본 예수회 작품 중 가장 걸작이라고 평가한다. 일본 예수회 성화가 토착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감지되기 때문이다. 이 그림은 나가사키의 '숨겨진 그리스도인'의 집에 몇 세기 동안 숨겨져왔다가 1960년대에 발견되었다.
일본 종이 위에 수채로 그려진 이 그림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표구되어 있다. 금색 바탕은 무모야마 시대 회화의 유행을 반영한다. 무엇보다도 성모의 얼굴에서 높게 반달 모양을 한 눈썹, 이중 턱, 벌에 쏘인듯한 입술에서 일본 회화에서의 여성 표현 방식이 드러난다. 일본적 미에 기반한 성모 그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일본인이 현실에서 유럽 여성을 본 일은 거의 없었다는 점도 함께 감안되어야 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