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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사자료/교리

최병헌의 <만종일련>

by 방가房家 2009. 1. 13.


최병헌의 <성산명경>과 <만종일련>은 개신교와 전통종교의 관계에 관심을 갖는 나로서는 일독해야 할 글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이 글들은 읽기가 너무 어렵다. 한문이 중심이 된 국한문혼용체를 읽는 게 아직은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 단어들도 낯선 것들이 많다. 사실 아래 요약글은 시간이 없어 이진구 선생님의 논문, “한국 근대 개신교에 나타난 자타인식의 구조 -<만종일련>과 <종교변론>을 중심으로”를 읽고 정리한 것이다. 다음에는 내 힘으로 이 글을 소화하리라.

한국 최초의 신학자로 불리는 최병헌은 일찍이 <성산유람기>(1907)에서 전통 종교들과 기독교가 어떻게 조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보여준다. 유불선을 대변하는 인물들과 기독교를 대변하는 한 인물 사이의 대화 형식을 취한 이 저서는, 결국은 기독교 진리로 모아지는 성취론을 결론으로 한다. 대화 형식을 취했다는 자체로도 다원주의 신학에 대한 선구적인 시도의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할 수 있다. 최병헌은 <<신학세계>>에 1916년부터 1920년까지 13회에 걸쳐 <종교변증설>이라는 제목으로 세계종교들을 소개하였고, 이를 모아 <<만종일련>>이라는 제목의 단행본으로 출간하였다. 그는 종교에 대한 규정으로부터 글을 시작하는데, 특징적인 것은 종교에 대한 전통적인 표현들을 유지하면서 정의를 시도한다는 점이다.[宗敎者, 元始存在, 萬物之母, 無極之道, 眞如之元] 전통적인 도(道)를 통해 ‘종교’를 진술하고 있는 것이다. 종교의 글자 풀이에서도 전통적인 어휘가 사용된다. 그는, ‘종’은 으뜸되는 가르침으로 그 가르침을 받들어 행하는 것이고, ‘교’는 도를 닦는 것으로 백성을 가르쳐 감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宗者朝宗, 宗其理而奉行. 敎者修道, 敎其民而感化.]

최병헌이 종교간 비교의 척도로 종교의 삼대 관념을 제시한다. 유신론(有神論), 내세론(來世論), 신앙론(信仰論)이 그것이다. 이 대목에서는 기독교적인 관념이 비교의 준거로 설정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다양한 종교전통들에 대한 서술을 개진한다. 그 중에서도 최병헌의 기독교 이전의 배경인 유교에 대한 서술을 보면, 유교의 상제를 “조화(造化)의 주재(主宰)를 칭(稱)함”으로 보아 기독교의 주님과 동일시한다. 보유론적인 해석을 받아들여 유교와 기독교의 연결성을 인정한다. 하지만 유교에는 “친애(親愛)하신 은전(恩典)과 응허(應許)의 입약(立約)”이 없음, “천국의 신민과 영생의 리(理)”가 없음, “자비하신 주라 함”이 없음, “상주(上主)와 밀접(密接)의 관계(關係)”가 없음을 지적하며 기독교 특유의 인격적인 신 개념이 부족함을 지적한다. 최병헌은 이러한 식의 기독교 중심의 비교를 통해 다양한 종교 전통들이 지식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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