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배움/돌아다니다가

산 자비에르 성당(Mission San Xavier del Bac)

by 방가房家 2023. 5. 24.

1860년대 멕시코 전쟁으로 미국에 편입되기 이전에, 미국 서남부 지역은 스페인에 의해 식민화된 지역이었고, 예수회(나중에는 프란체스코회) 선교사들에 의한 가톨릭 선교가 이루어진 곳이다. 애리조나 투산 남쪽, 산 자비에르 보호구역 내에 있는 산 자비에르 성당은 이 지역 밑바탕에 덧칠되어있는 가톨릭 문화를 대표하는 유적이며 애리조나 역사를 대표하는 건물이다.

산 자비에르 성당(Mission San Xavier del Bac)이 있는 지역에 키노(Kino) 신부가 들어와서 토호노 오담(Tohono O'odham) 사람들에게 선교하며 가톨릭 공동체를 형성한 것은 1692년의 일이다. 이후 1700년대 중반부터 이 성당 건설에 들어가 1797년에 완공하게 된다. 정치적 사정 때문에 1820년대에 버려진 적도 있었지만, 이곳은 현재 문화재 건물인 동시에 지역 가톨릭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성당의 별명은 “사막의 하얀 비둘기”이다. 건축 양식을 잘 몰라 미국 내 스페인 식민 건축 양식을 대표하는 걸작이라는 설명에 그냥 그런가보다 하는 나이지만, 건물의 아름다움은 단박에 눈에 들어온다. 사막과 파아란 하늘을 배경으로 하아얀 건물이 웅장하게 서있는 모습이 매력적이다. 이 큰 건물을 짓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막 원주민들이 (영화 <미션>의 한 장면처럼) 뺑이를 쳤을까하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겠지만, 아름답게 서있는 옛 건물의 모습에 그런 생각도 잦아든다. 아쉽게도 내가 방문했을 때에 왼쪽 건물에 보수공사가 진행중이었다. 그래서 약간 답답한 모습이었는데, 공사하지 않는 모습의 사진을 검색해서 함께 올린다. 잘 보면 오른편과 왼편의 건물 모습이 약간 다른데, 그것은 왼편 건물의 망루 공사가 완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짓다가 자금과 기술력 부족으로 완공하지 못한 것인데, 그 모습 그대로 남아있다.



입구가 있는 건물 정면의 모습. 온화한 표정의 성인 조상이 인상적이다.


성당 내부 모습.
화려한 정면과 천정이 보인다. 내부 곳곳에 토착적 양식과 결합된 흥미로운 도상과 조각들이 곳곳에 있었는데 제대로 사진에 담지는 못했다. 몰랐는데, 이 곳은 5시까지 개방하는 곳이었다. 10분 정도 구경하고 나니 문닫는 시간이라고 했다. 하마터면 내부 구경도 못할 뻔 했는데 다행이라고 위로할 수밖에... 나가는데 문지기 아저씨가 "안녕하세요"라고 한국말로 인사를 한다. 한국인들이 많이 올만한 장소도 아닌데, 이 아저씨는 어디서 한국사람을 만나 말을 배운 것일까? 가톨릭 쪽 사람들을 통해 한국을 아는 게 아닌가 짐작은 해보았는데, 잠시 이야기해보면 좋았을 것을 그냥 인사만 받아주고 지나쳤다. 내가 이렇게 여유가 없다...




성당 옆에 작은 동산이 있고, 정상에 나무 십자가가 있다. 올라가 주위를 조망했다.
올라가는 길에 성모에게 기도를 올리는 작은 공간이 있는데, 이 곳 철제 울타리에 손수건을 매어 놓은 것이 눈에 띤다. 양말을 꽂아 놓기도 했다. 이 곳 가톨릭인들이 소원을 비는 방식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엿 붙이는 장면이 떠올라, 사진에 담아 놓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