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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배움/돌아다니다가

Danforth Chapel

by 방가房家 2023. 5. 23.

Danforth Chapel:

애리조나 주립대학(ASU) 한복판, 중앙도서관과 학생 회관 사이의 광장에 작은 예배당이 자리하고 있다. 건립 비용을 기부한 기업가의 이름을 따 “Danforth Chapel"이라고 불리는 이 예배당은 1948년에 지어졌다.

이 교회당 지붕에는 십자가가 세워져 있지 않다.
거기엔 약간의 사연이 있다. 처음 이 교회당이 지어질 때에는 십자가가 달려있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학교 관계자들은 공립학교의 특성상 이 계획에 마뜩치 않아 했지만, 공사는 계획대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개관식이 있기 며칠 전, 한 학교 관계자가 톱으로 그 나무 십자가를 베어 버린다.(!) 5년 뒤인 1953년에 십자가는 복구된다. 37년간 자리를 지키던 그 십자가는, 그러나, 1990년에 벼락을 맞아 날아간다. 얼마 후 1990년대 중반에 학교 총장이 십자가를 복원하였다. 하지만 즉시 이에 대해 소송이 걸렸다. 학교 중앙에 기독교 상징을 세우는 것은 정교분리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져, 십자가는 영원히 내려지게 된다. 해서 지금의 건물은 십자가가 없는 모습으로 서 있는 것이다.

이 건물은 초교파적인 예배당이다. 교회 앞의 게시판을 살펴보면 가톨릭을 비롯한 여러 교단 행사에 이 예배당이 사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주 행사를 살펴보니, 가톨릭 미사, C2 Campus, Campus Ambassador, 동방정교회, 개인 행사 등이 입력되어 있고, 토요일 저녁에는 한국 기독학생들의 모임도 있다! 게시판 한 켠에 템피 퀘이커 모임 안내서가 붙어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가끔 지나가다 보면 학생들의 행사 장소로도 자주 사용되는 것 같다. 무관심하게 지나치기 때문에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아마 종교 동아리의 행사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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