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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

저 별은 방(房)의 별

by 방가房家 2023. 5. 22.

지난번에 <<정감록>>에 방씨 성이 혁명과 연관된 긍정적인 이미지로 사용된다는 데 대한 흥분을 글로 표현한 적이 있었다.(<<정감록>>에 등장하는 방씨) 그런데 이번에는 <<정감록>> 비결 전승을 이용한 종교 운동들의 역사적 사례들을 살펴보다가, 그러한 혁명적 방씨 이미지를 실제로 사용한 방씨가 있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평소부터 방씨의 이미지에 대해서라면 광적인 관심을 가지던 나로서는(어여쁜 방가), 눈이 번쩍 뜨이는 발견이 아닐 수 없다. 이로써 나는 소중한 방가(房哥)의 존재를 하나 더 품에 안게 되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1898년에 발생한 제주도 농민항쟁인 방성칠의 난을 주도한 방성칠(房星七)이다. 내가 읽은 책에서 관련된 내용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화전민들로 이루어진 남학당(南學黨)을 이끌며 항쟁을 주도한 방성칠(房星七)은 “제주는 방성(房星)의 분야이며, 나의 성씨가 방(房)이므로 서로 부합된다. 그리고 비기에 ‘방씨(房氏)와 두씨(杜氏) 장군’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 또한 나의 성과 부합되니, 이것이 하늘의 뜻이 아닌가? 지금 국운이 이미 쇠퇴하여 진인이 마땅히 해도에서 나올 것이니, 이 기회를 잃을 수 없다”고 주장하여 민심을 선동하여 봉기의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김탁, <<정감록: 새 세상을 꿈꾸는 민중들의 예언서>>(살림, 2005), 214.)

전의 글에서 이야기 했듯이 <<정감록>> <감결>에는 방씨 장군이 새 세상을 만드는 데 조력자로 등장할 것을 예언하는 대목이 있다. 그 예언에 고무된 방씨가 나 혼자만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리고 방성칠의 난에는 감결의 예언 내용 말고도 중요한 요소가 있는데, 그것은 방성(房星)이라는 별에 대한 언급이다. 방성에 대한 내용은 나도 처음 듣는 내용이다. 방성칠의 난의 역사적인 맥락과 별의 의미에 대해서는 “방성칠난(房星七亂)과 방성(房星)”에 친절하게 잘 서술되어 있다. 이 글에는 방성칠이 당시 민중들의 삶에서 비롯한 염원을 어떻게 방(房)을 중심으로 하는 우주론을 통해 혁명을 도모하였는지 서술되어 있다.

방성(房星)은 28수 중 하나로 전통적으로 천자(天子)를 보위하고 천마(天馬)를 관장하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방성이 제주에 임(臨)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방성칠은 방에 대한 전승들을 모아서 자신과 제주도를 성화한 것이다. 방성칠, 그는 내가 아는 방가 중 가장 기억될만한 인물이다.
전통 별자리에 대해 해설해 준 글, “28수와 청룡”에 따르면 방성(房星)은 위의 그림에서 전갈자리의 윗부분 파이(π) 별에 해당한다.
올 가을, 제주도에 간다면 내 꼭 하늘에서 방성을 찾아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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