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모리얼 & 타마라 손, <신자들도 모르는 종교에 관한 50가지 오해: 잘못된 믿음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이종훈 옮김 (휴, 2015).
1. 볼 만한 종교학 책이 늘어나는 것은 좋은 일이다. 보통 종교학을 가르치는 일은 종교에 관한 상식과 싸우는 데서 출발한다. 그래서 상식 차원의 질문에 대해 그 생각의 잘못된 전제를 지적하는 이 책의 형식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질문에 대한 해설도 수준이 높다. 2014년에 저술된 만큼 최신의 학문적 논의도 담겨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수준급 번역자를 만나 2015년에 번역되어 나왔으니 고마운 일이다.
2. 질문을 어떻게 던지는가가 이런 작업의 핵심이다. 이 질문들은 미국의 종교학 교실에서 형성된 것이다. 미국인을 위한 것이다 보니 우리 처지에선 불균형해 보이는 것이 있다. 유대교 내용이 많은 것에 비해 불교를 비롯한 동아시아 종교에 관한 질문은 부실하다. 미국에서 그쪽 독자를 충실하게 배려하여 정직하게 응답하여 나온 책이니 당연한 결과다. 그들을 탓하기보다는 우리나라 종교학자가 우리의 질문에 대한 답을 잘 쓰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3. 특히 유용해 보이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장 ‘종교에 관한 일반적인 오해’는 종교 개념을 다루는 부분으로, 일반에게 낯선 종교학 기본 이론을 소개한다. 딱딱한 대목도 조금 있지만 필요한 정보를 적절하게 제시한다. 3장 ‘기독교, 기독교인, 기독교 성경에 관한 오해’는 기독교 신자가 읽으면 좋을 내용이다. 믿음의 내용과 학술적 결론의 편차를 알는 것은 중요하다. 자신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자기 종교 이야기를 학술적 입장에서 접근해보기를 권하고 싶다. 4장 ‘이슬람, 이슬람교도, 코란에 관한 오해’는 한국인 대다수에게 권하고픈 내용이다. 우리나라엔 이슬람에 관한 정보가 적고 왜곡되어 있다. 언론 기사에도 흔히 나타나는 오해에 관해 상세하고 명쾌하게 서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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