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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사_자료/이미지

빠직, 세계종교를 말할 때 나는 소리

by 방가房家 2023. 5. 12.

마르흐레이트 데 헤이르, 정지인 옮김, <<종교가 된 사적인 고민들>>(원더박스, 2014).


이 책의 장점은 솔직하다는 데 있다. 보통 이런 책이면 객관적인 척 하며 지식들을 나열하는 게 보통인데, 이 책의 저자는 매우 자기성찰적이다. 자신이 기독교 문화에서 성장한 것을 처음부터 드러내고 있으며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경험한 종교에 대해 말한다. 저자는 부모 모두가 네덜란드 개혁교회 목사인 기독교 가정에서 성장했고 신학도 공부했지만 현재는 적극적으로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상태이다. 부모는 교리를 강요하기 보다는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신에 대해 열린 사고를 하게 유도하였으니 한국의 모태신앙과는 분위기가 다르긴 하다.
이 책의 핵심은 “빠직”에 있다. 종교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종교에 대한 수많은 견해들을 거스르는 것이기도 하다. 종교는 인간의 꿈이 서린 곳이라 조심스레 밟아야 하는 영역. 그러한 사실을 이 책에서는 계란을 밟고 있는 모습으로 훌륭하게 형상화하였다. 어떤 언급을 했을 때 필연적으로 따라올 반론들을 계란이 빠직하는 모습으로 표현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힌 것이 책의 포인트이다.
 

1. 종교 이야기를 시작할 때의 빠직들. 반종교적인 입장, 종교인의 입장들이 뒤섞여 있는 현대인 독자들의 모습을 잘 표현한다.

 
2. 아브라함의 종교(유대교, 기독교, 이슬람)을 언급한 직후의 빠직. 교리 위주의 설명은 종교에 대한 이상적인 부분만 전달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3. 기독교에 대한 (저자 특유의) 비판적인 지식에 대한 기독교인들의 반응
 
4. 무함마드를 만화에 담았다는 사실에 대한 무슬림의 비판. 이에 대해 저자는 이슬람에서 우상숭배(묘사의 절대화)가 금지된 것이지 묘사 자체가 금지된 것은 아니라는 반론을 편다. 예를 들어 예언자를 자세히 언어적으로 묘사하는 전통은 존중받고 있다.
 
5. 주기도문에 대해 저자 자신이 어릴 때부터 품어왔던 불만이 집약되어 있는 컷. 인생을 두고 해온 고민들이 농축되어 있는 농도 짙은 한 컷.
 
6. 동양의 신비화를 경계하는 빠직. 현실은 시궁창이라는 올바른 지적.
 

7. 모든 설명이 끝난 것처럼 보이는 시점에, 종래의 종교사는 남성 위주의 역사라는 빠직을 등장시켜, 여성과 종교라는 쟁점에 대해서도 간단히 고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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