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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사자료/선교사문헌

의료적 은유: 퀴닌

by 방가房家 2023. 5. 1.

개신교회의 의료적 은유에 대해 전에 언급한 적이 있는데, 언더우드와 관련해 생생한 사례를 찾을 수 있었다. 그가 퀴닌이라는 특정한 약을 수입해서 판매했다는 것, 약품의 효과를 복음 전도에 직접 연결시켰다는 것, 그의 사업에 대한 비난 때문에 결국 접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는 사례이다. 특히 그의 전도 문구 “약으로 육체의 병을 고칠 수는 있지만 마음의 병을 고칠 수는(영혼을 구원할 수는) 없다.”는 것은 영화 <밀양>의 김집사의 대사와 거의 비슷하다.


한국에 간헐열이나 기타 다른 열병들이 만연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었으며 한국인들은 매우 일찍부터 그 열병에 대한 퀴닌(quinine)의 가치를 발견하고 비싼 값에도 기꺼이 그것을 샀다.……그래서 그[언더우드]는 믿을 만한 미국의 도매 약품회사에 편지를 하여 퀴닌을 아주 저렴한 가격에 대량으로 주문했다. 약병은 모두 다 한국에서 언더우드가 디자인한 양식을 따라 미국에서 인쇄한 깨끗한 전도 문구로 포장되어 있었다. 거기에는 “퀴닌은 육체의 어떤 병에는 효과가 있지만 이 약으로 인간의 영혼은 구원할 수 없으며, 인간의 영혼을 구할 수 있는 약은 따로 있다.”고 쓰여 있었다. 그다음으로는 영생에 이르는 방법이 몇 마디로 적혀 있었고, 지금 곧 선교사를 방문하거나 가까운 교회를 찾아가서 생명의 책을 읽으라는 가르침이 적혀 있었다. 이윽고 매우 신실하고 지적이고 잘 훈련받은 권서券書들은 퀴닌을 받아 팔 수 있게 되었다.……판매망은 아주 널리 확장되었는데, 1년쯤 지난 후 언더우드는 그렇게 큰 사업에 신경을 쓴다는 것이 시간적으로나 노력면에서 너무 값비싼 대가를 요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회사들이 상업적인 일에 뛰어든 선교사를 질시하게 되었다는 사실과, 그의 젊은이들 가운데서 몇몇이 이윤을 얻게 되자 세상의 것과 돈에 대한 욕심에 이끌리고 있음도 알게 되었다. 때문에 그는 망설이다가 결국 이 사업을 그만두기로 결정했다.
릴리어스 호턴 언더우드, 이만열 옮김, <<언더우드: 조선에 온 첫 번째 선교사와 한국 개신교의 시작 이야기>>(IVP, 201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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