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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사_자료/영상

예수 영화 제작과 자료의 사용

by 방가房家 2023. 4. 30.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가 큰 호응을 받았을 때, 가장 흔한 긍정적인 평가는 예수님의 삶을 눈앞에 “있는 그대로” 재현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성서에 대한 조금의 상식만 있다면 ‘사실 그대로는’ 허구적인 표현임을 알 것이다. 수천 종의 예수 영화들이 제작되었고 그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예수 생애에 대한 해석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신앙적인 관점을 갖지 않는 사람이 이런 영화를 감상할 때(물론 이것이 다수의 경우는 아니지만), 관람의 포인트는 얼마나 있는 그대로 만들었냐가 아니다. 진짜 핵심은 우리에게 주어진 소량의, 그러면서도 통일되지 않은 자료들(즉 신약의 복음서)을 어떻게 선택하고 조합하고 덧붙이고 창조적 해석을 가미하였는가이다. 다른 말로, 우리가 아는 그 텍스트를 갖고 얼마나 변주하였는가가 될 것이다. 

 

다음에 인용한 책에는 예수 영화를 만들 때의 자료와 영화 사이의 간극이라는 핵심적인 문제가 간명하게, 그러면서도 적절한 예들을 통해 설명된다. 사실 나는 <패션>이외의 다른 영화들은 본 것이 없는데, 언급된 영화들을 일일이 찾아서 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즐거움이 아니라 강의 때문에 영화를 보아야 하는 자의 숙명이리라.

 
그러한[예수 영화가 실제의 사건을 묘사한 것이라는] 확언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들은 불가피하게, 그리고 분명하게 비역사적인 요소들을 담고 있다. 모든 예수 전기물에는 일차 자료인 마태, 마가, 누가, 요한의 복음서에 나오지 않는 장면이나 대화가 포함되어 있다. 대부분의 영화들은 어머니와 제자들과의 일상적인 관계로부터 비밀스런 말씀이나 경건한 담화에 이르는 예수님의 말씀을 만들어낸다. 심지어 어떤 영화는 다른 신약성서 인물들의 좋은 말씀들bon mots을 예수의 것으로 돌리기도 한다. 막스 폰 시도우Max von Sydow의 예수(<위대한 생애The Greatest Story Ever Told>(1965))가 사도 바울의 그 유명한 사랑의 시(<고린도전서> 13장)를 낭송할 때가 그러하다. 영화들은 허구적 인물을 창조하기도 한다. 프랑코 제페렐리Franco Zeffirelli의 <나사렛 예수Jesus of Nazareth>(1977)에서 예수의 처형을 지휘하는 서기관 제라Zerah가 그런 예이다. 그리고 어떤 영화는 고전 자료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하위 플롯을 제시한다. 니콜라스 레이Nicholas Ray의 <왕중왕King of Kings>(1961)은 유다와 바라바를 연결시키고 그들을 혁명을 위해 예수의 카리스마를 활용하고자 했던 호전적인 유대인 집단의 지도자의 위치에 놓는다. 로버트 영Robert Young의 <예수Jesus>(1999)에는 베다니의 마리아와 사랑에 빠진 젊은 구세주가 나온다. 어떤 영화에서는 요세푸스 플라비우스와 같은 고대 역사가들의 저서를 참조하지만, 많은 영화들은 외경 복음서(<야보고 원복음서The Protoevangelium of James>), 전례서(사도신경), 미술(미켈란젤로의 피에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픽션(<벤허>,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 그리고 다른 예수 영화들과 같은 전설, 전례서, 상상력의 작품들에 크게 의존한다. 

Adele Reinhartz, <<Jesus of Hollywood>>(Oxford University Press, 2007), 4.

 
위에 언급된 영화 중 유명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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