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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사자료/선교사문헌

헐버트, 종교와 미신(Religion and Superstition)

by 방가房家 2009. 4. 22.
헐버트, <<The Passing of Korea>>의 30장을 번역한 것.
원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에는 <<대한제국 멸망사>>로 번역되었다. 30장에 대한 번역은 다음과 같다. 이 번역이 마음에 들지 않아 새로 번역하게 되었다. 


제30장 종교와 미신(Religion and Superstition)

한국의 종교들에 관해 논의하기에 앞서서 용어를 정의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서양 독자들에게는 이상하게 생각될 것이다. 그들은 무엇이 종교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양 사람들에게는 어느 지점에서 종교가 끝나고 어느 지점에서 단순한 미신이 시작되는지 분간하는 것이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다. 나는 종교라는 단어를 가장 넓은 의미로 잡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즉 종교는 인간이 초인간적superhuman, 인간이하의infrahuman, 더 넓게 말한다면 인간 외적인extra-human 현상들과 맺고 있는―혹은 맺고 있다고 상상하는―모든 관계들을 포함하는 단어이다. 여기서 인간 외적이라는 범주에는 죽은 인간의 영혼spirit이 포함된다는 설명을 덧붙일 필요가 있다. 이렇게 정의할 때 우리는 한국의 종교들이 매우 복잡한 연구대상을 이루고 있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인의 삶에서, 여러 부류의 사람들뿐만 아니라 어떤 개인에게도 존재하는 종교 신념들의 혼성물mosaic만큼 그들 문명의 유구함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없다. 우리는 이 신념들을 따로 다룰 수밖에 없지만, 독자들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꼭 유념하기 바란다. 모든 한국인들의 심성에는 전체가 뒤엉켜jumble 있다. 다른 신앙들은 아무리 논리적으로 서로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해도 그들 간에는 어떠한 대립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 신앙들은 수 세기에 걸쳐 함께 침잠되어 일종의 종교적 복합체religious composite를 이루었고, 사람들은 이 복합체로부터 자기가 좋아하는 요소를 선택하면서도 나머지 요소를 무시하지 않는다. 누구도 이 복합 종교에서 어느 한 부분만 배타적으로 신앙하지 않는다. 그는 마음속에서 어떤 상태일 때에는 불교적 요소에 의존할 수도 있고, 다른 때는 조상에 대한 주물숭배fetichism로 전환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모든 요소를 갖춘 한국인은 사회에 있을 때는 유교인이 되고, 철학할 때에는 불교인이, 어려움에 빠질 때에는 귀신 숭배자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의 종교가 무엇인지를 알려면, 그가 어려움에 빠졌을 때를 지켜보아야 한다. 그럴 때 그의 진정한 종교가 나올 것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나는 한국인의 밑바탕에 깔려있는 종교이자 다른 모든 단순한 상부구조들의 기초가 되는 것은 한국인 본래의 귀신숭배spirit-worship이다. 이 용어에는 일반적으로 정령숭배animism, 샤머니즘, 주물숭배, 자연숭배가 포함된다. 
불교는 서기 원년 후 몇 세기 안에 한국에 소개되었고, 유교도 곧이어 소개되었다. 불교는 철학적인 측면에서는 너무 신비적이었기 때문에 백성들에게 호소력을 갖기 힘들었다. 불교는 당대 유행하던 국가 종교로서 도입된 것으로, 그 주된 가르침은 사변적 성격이었다. 반면에 유교는 인간 본성의 감정적 차원에 호소력을 갖기에는 너무 차갑고 유물론적이어서 단순한 정치 체제가 되었다. 유교의 도덕적 요소는 커다란 추종자 대중을 형성하지 못했다. 그러나 결국은 두 체계 모두 본래의 귀신숭배와 섞이어 복합적인 종교를 형성하게 되었다.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오늘날 한국인이 갖고 있는 가장 순수한 종교 관념은 하느님Hananim에 대한 신앙이다. 그는 수입된 신앙들과 전혀 연결되어 있지 않고 조잡한 자연숭배로부터도 멀리 떨어져 있는 존재이다 하느님이라는 단어는 “하늘heaven”과 “님master”의 조합이며, 중국 단어 “천주天主Lord of Heaven”에 해당하는 순수 한국어이다. 모든 한국인들은 이 존재를 우주의 초월적 지배자라고 여긴다. 하느님은 자연에 어디에나 창궐하는 다양한 귀신들과 악귀들의 세계 바깥에, 그로부터 완전히 떨어져서 존재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인은 엄격한 일신교도monotheist이다. 이 존재에 부여된 속성과 권능은 여호와와 너무나 맞아떨어지는 것이어서 외국 (개신교) 선교사들은 거의 만장일치로 기독교를 가르치는데 이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받아들였다. 로마 가톨릭교도들은 같은 의미를 가진 순한문 천주를 채용하였다. 그러나 이 단어는 기독교가 들어오기 오래 전부터 사용된 동일한 대상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해서, 이교 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천주라는 이름을 가진 우상을 볼 수 있지만, 한국인들은 하느님에 대한 물질적인 표상을 만들려는 노력을 결코 하지 않았다. 하느님은 어떠한 우상숭배적인 제의를 사용해서도 숭배된 적이 없다. 한국인의 마음속에서 그 개념은 하느님God 자신의 성격을 나타내기에 전혀 손색이 없다. 한국인들이 물질적 하늘을 이 신의 위격位格person으로 여기는지에 대해서는 논의할 여지가 있다. 좀 더 무지한 사람들은 그가 보이지 않는 존재임을 부정하고 하늘을 가리켜 보임으로써 증거를 대고자 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하느님에게 햇빛과 비를 내려 아버지처럼 인간을 돌보아주는 속성과, 벼락이나 다른 질병을 내려 악인을 벌주는 응보應報의 속성을 부여한다. 가뭄, 전염병, 기타 자연 재해가 일어날 때 황제가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 기도를 올리는 천제단Temple of Heaven은 순전히 중국의 창안이다. 이것만이 두 나라의 공통적이면서도 독립적인 신 관념으로부터 하느님이 갈라져 나왔다는 연결성을 보여주는 유일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일반적으로 백성들은 하느님에게 제사worship를 드리지 않는다. 방금 말한 대로 황제만이 제사를 올릴 수 있는데, 이것은 한국인이 이 존재의 관념을 중국으로부터 받아들였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성급히 그렇다고 단정지을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이 관념이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에도 고유한 것이라고 확신한다.
한국 종교에서 유교와의 일치하는 요소로 앞에서 이야기한 것은 유교가 인격적인 초월적 존재를 상정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불교의 측면에서 일치하는 것을 보면, 셀 수 없는 신들이 존재하고 한국인들에게 가장 일반적인 존재는 옥황상제玉皇上帝이다. 불교 신격들의 다양한 “쓰임새”는 점복에 관해 이야기할 때 다시 나올 것이다.
이제 한국인들의 실제적인 종교라고 부를 수 있는 것, 개인의 일상에 분명한 영향을 끼치는 셀 수 없는 귀신들에 대한 믿음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자. 상위 신격들은 특별한 날에 모셔지지만, 다른 신들은 매일같이 눈에 띄어 일반적인 한국들은 그들을 늘 염두에 두고 있다. 이 점에 대해 과장해서 말하기 쉽지만, 많은 한국인들은 어떤 종류의 신이나 위력에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들은 자기 감정에 속박을 받는 것에 도덕적으로 반감을 가지며 자기 재산이 어떤 신령을 달래거나 그런 것의 존재에 좌우된다는 것을 믿을 정도로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들도 그러한 사실을 인정할지도 모르지만, 그것을 논리적으로 적용하는 데 매달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러한 귀신들의 존재를 믿고 그들을 달래려 전전긍긍하는 다른 많은 한국인들도 존재한다. 이들 중 압도적 다수는 여성들이고, 이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교육을 받아 미신을 받아들이기 쉽다고 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다. 많은 남성들도 평소에는 도깨비를 비웃으며 우습게 보지만, 병상에 있게 되거나 다른 고통스런 재난을 당했을 때는 이전의 회의주의를 무마하고 기꺼이 같은 도깨비에게 다량의 뇌물을 바칠 것이다. 이미 말했듯이 어려움에 처할 때 믿음이 나오는 법이다. 한국 민담에서는 한 양반이 귀신과는 아무 상관없이 아픈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있다. 하지만 부인은 반대로 생각해서 남편 모르게 무당과 판수를 찾아가 질병 악귀를 쫓아내려고 한다.
우리는 앞에서, 유교 때문에 열등한 지위를 부여받은 여성들이 일반적으로 불교의 가장 큰 신봉자들이라는 사실을 지적한 적이 있다. 유교는 악귀와 도깨비 신앙을 적대시한다고 공언하였으나, 불교는 이런 존재들과 혼합되어서 한국 여성들은 두 신앙을 포용하지 않고서는 신앙을 유지하기 힘들 정도이다. 대부분의 한국 양반들은 귀신들이 사람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생각에 냉소적이지만, 부인들이 하위의 신앙에 매달리는 것을 막지는 않는다.
두 계열의 정령spirit[‘spirit’은 귀신이라고 번역했지만 지금 맥락에서는 정령으로 옮긴다]들이 있다. 알려지지 않은 인간 외적인 기원을 가진 것들과 망자의 영혼을 나타내는 것들이다. 샘물, 바위, 나무, 동굴, 강에 출몰하는 다양한 요정elf들은 자연신들로, 순수하고 단순하며 인간 운명과 별로 관계가 없다. 다만 사람들이 행운을 얻기 위해 그들에게 제사를 드리는 정도이다. 그들은 선한 요정fairy으로 표현되며 달래질 필요는 없다. 단지 복이나 도움을 달라고 빌기만 하면 된다. 질병과 재앙의 정령들도 일반적으로 자연신으로 여겨지지만, 인간의 기원을 가진 것으로 여겨지지는 않는다. 이들은 달래어지거나 다른 곳으로 쫓겨나야 하며, 이를 위한 의식은 무당이나 판수의 지위에 있는 사람에 의해 거행된다. 이 정령들은 모두 귀신이라는 이름으로 통용된다. 그러나 도깨비라고 불리는 다른 부류가 있는데, 이들은 서양 민속에 나오는 악한 임프imp에 해당하는 존재이다. 그들은 항상 짓궂은 장난에 몰두하고 있어 골탕을 먹이는 데서 큰 기쁨을 얻는다. 그들은 부엌 근처를 날아다니다가 솥과 냄비를 두드린다. 착한 사람의 상투를 잡아당기고 잘라서 날아가 버린다. 솥뚜껑을 솥바닥에 집어넣는다. 이 모든 것들과 다른 장난들이 그들이 집 주변에서 하는 것들이다. 그들은 떼 지어 다니는 것을 좋아하고 멀리 나가서 떨어진 곳에 자기들끼리 지내려고 하지 않는다. 만약 구두쇠가 돈을 묻었다면, 그들은 그 자리를 봐두었다 그 주위를 맴돌아서, 비록 도깨비들 자신에게는 돈이 소용없지만 다른 누군가가 감히 살 수 없도록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악귀들은 모두 폭력적인 죽음을 겪었다든지 비극적으로 잘못되어 죽었지만 복수를 하지 못한 사람들의 손상당한 영혼들이다. 일반적으로 이들은 살아있는 동안 착한 사람들이었다. 지금의 개탄할만한 상황은 과거 잘못에 대한 징벌이 아니라, 매장되지 않은 사람의 영혼에 대한 고대 그리스인들의 생각과 어느 정도 마찬가지의 상황에 그들이 놓여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영혼이 안식을 얻기 전에는 이루어져야 할 일이 있다. 영혼은 “놓여야” 하기 때문이다. 영혼은 이 일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사람들을 성가시게 하고 괴롭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자기에게 해를 주었던 사람에게 장난칠 기회를 노리면서 기다리고 있는 수많은 정령들이 있다. 이 덫과 함정들을 치우는 데 성공한 사람은 그들의 박해 대상이 되지 않는다. 
이들 그림자 같은 존재들이 분명히 초인간적인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해도, 어떤 측면에서는 이들이 인간보다 못한 존재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의 이야기에서는 거의 변함없이 악령이 한 올바른 사람의 말에 의해 좌절하게 된다. 그는 단지 두려워할 뿐 아니라 복종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이야기는 이쯤 하고, 이제 몇몇 한국 신들의 고유한 이름과 특징들을 상위 단계부터 시작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하느님은, 알라가 <<아라비안 나이트>>의 신령gnome과 요정naiad들과 분리되어 있는 것처럼, 다른 신들과 완전히 분리되어 멀리 떨어져 있다. 하느님 외에 한국인은 오방장군五方將軍Five Point Generals을 믿는다. 이들은 눈에 보이는 하늘의 다섯 방향―동서남북과 중앙―을 지배한다고 한다. 맹인 축귀사인 판수는 악령을 억누르기 위하여 이들에게 기도를 하고 제사를 올린다. 다섯 신은 각각 십만 군대를 거느리고 있고, 판수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청한 것이다. 오방장군은 흔히 마을신으로 여겨지고, 기묘하게 새겨진 기둥이 시골 마을 입구에 세워져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이정표라고 잘못 불리기도 하는 이 기둥은 오방장군을 표현한 것이며 입구에서 악령을 막아주는 수호자로서 서 있다.
그 다음으로는 지신地神earth spirits이 있다. 한국인들은 지신 때문에 땅을 파서 광물을 채취하는 것을 꺼려한다. 그러면 지신이 도둑맞은 것으로 생각을 해서 벌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광부들은 사람들에 의해 실질적으로 추방자로 하대를 받는다. 무덤을 팔 때마다 지신에게 고해야 한다. 실수가 생기면 망자의 자손이 아침에 일어나서 무덤이 비고 시신이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 영원한 불명예에 빠지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집은 지신이 허락해 준 곳에만 지어져야 하고, 한 채 이상의 집이 있다면 무너뜨리고 다른 곳에 지어야 한다. 왜냐하면 지신의 발가락이 짓밟혔기 때문에 신이 끼치게 될 무서운 불운이 닥칠 것이기 때문이다.
여행자들은 흔히 길가에 작은 돌들이 쌓여있는 무더기와 넝마, 머리털, 색동옷 조각, 돈과 각종 쓸모없는 물건들이 달려있는 발육부전의 나무를 만나곤 한다. 그런 장소는 평지에서 볼 수도 있지만, 두 계곡 사이 통로 꼭대기 근처에서 보게 되는 경우가 더 많다. 이 성스러운 장소는 특정한 귀신에 봉헌되는 곳이 아니라 어느 지역신이나 전체 지역신들에 봉헌되는 곳이다. 여행자는 돌멩이를 하나 집어 돌무더기 위에 던져 놓는다. 이것이 여행의 성공을 비는 그의 기도이다. 만약 “행운의 뱀”이 행운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걱정할만한 이유가 있다면, 그는 돌무더기에 침을 뱉는다. 물건 꾸러미를 이웃 장터에 팔러 가는 사람은 그 앞에 서서 “운을 위해” 나뭇가지에 돈 한 푼을 묶는다. 이것은 귀신에게 바치는 것으로, 재정적인 성공을 비는 것이다. 마을에서 온 여인은 밥 한 공기와 꿀 조금을 갖고 언덕으로 올라와 음식을 돌 앞에 진설陳設하고 하리를 굽힌 자세로 비손을 한다. 그녀는 고기잡이 나간 아들이 제때에 집에 돌아오기를 빌거나, 병에 걸린 아들이 빨리 쾌유하기를 비는 것이다. 신부가 자기 치맛단을 잘라 나무에 묶는 일도 있는데, 이것은 아버지 집의 선한 신이 그녀의 새 집으로 따라오다가 부모의 집을 잊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 귀신들의 이름이 많은 만큼, 귀신을 모신 다양한 사당들의 이름들의 목록도 길어질 수밖에 없다. 특수한 바위의 귀신을 위해서 세워진 석당石堂Boulder Hall, 불교와 주물숭배 가운데에 있는 불당佛堂Buddha's Hall, 천체의 귀신을 위한 칠성단七星堂Ursa Major[큰곰자리] Hall, 불교 경전을 가리키는 경당經堂, 주물을 묶는 나무나 돌무더기가 있는 자리의 일반적인 이름인 성황당城隍堂Wall and Moat Hall, 제주도 사람들만 볼 수 있다고 하는 남극노인성을 모신 노인당老人堂Old Man Hall, 그밖에도 할미당, 국사당國師堂, 용신당龍神堂 등이 있다.
한국인들이 산신령mountain spirit이라고 부르는 존재도 있다. 그는 한국의 초자연적인 존재들 중에서 서양의 천사에 가깝지만, 항상 흰 수염을 길게 늘어뜨린 지긋한 남자로 표현된다. 그는 가까이 갈 수 없는 산꼭대기에 거하며 항상 지복至福의 상태에 있다. 산신령을 볼 기회가 있는 사람에게는 행운이 있다. 만약 어떤 사람이 모범적인인 삶을 살면, 그는 신선이 되어 산 위의 행복한 무리에 속하게 된다고 한다. 한국 이야기에는 이 신령들이 나타나는 곳에 가는 착한 소년의 신나는 모험담이 많이 있다. 이 이야기 중 하나는 립 반 윙클Rip Van Winkle 이야기와 비슷해서 잠시 소개할 필요가 있다.
박순이는 직업이 나무꾼이었고, 그의 아내는 바가지가 심했다. 그는 하루 일당을 벌면 걱정이 없었지만, 아내는 그가 많이 벌어오지 못한다고 야단이었고 행여나 일감이 없는 날에는 크게 역정을 냈다. 어느 날 아침 그는 등에 지게를 짊어지고 평소와 같이 산등성이에서 장작을 모으고 있었다. 매우 더운 날이어서 그는 잠시 나무그늘에 앉아 더위를 식혔다. 그가 자연스레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을 때, 두 지긋한 노인네가 한명은 장기판을, 한명은 장기알을 들고 다가오는 것이 보이는 게 아니겠는가? 그들은 그늘 아래 앉아 장기를 두기 시작했고, 나무꾼 쪽으로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는 흥미롭게 판이 진행되어가는 것을 구경했다. 그것은 그가 본 것 중 최고의 장기 게임이었다. 마침내 노인 한 명이 말을 옮기며 “장이야”를 외쳤다. 그것이 그가 들었던 최초의 말이었고, 그래서 그는 자기 발을 쳐다보았다. 노인들은 연기처럼 사라졌고, 그는 남아서 허망하게 도끼와 지게를 찾았다. 지게는 사라졌고, 도끼에는 녹슨 쇳덩어리만 남아있었다. 그의 옷은 넝마가 되었고 수염은 허리까지 자랐다. 그는 비틀거리며 산등성이에서 내려와 마을로 갔다. 모든 것이 바뀌어 있는 것 같았다. 얼굴들이 낯설었다. 한 사람을 멈춰 세워서 박순이라는 이름을 가진 자가 사는 곳을 아느냐고 물었다. 그 남자는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박순이는 30년 전에 사라졌다고 했다. 그는 아마 산 속을 떠돌다가 호랑이에게 잡아먹혔을 거라고 했다. 그때 한 할머니가 물을 뜨러 우물에 가다가 서서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혼란스러워진 나무꾼은 자기가 박순이라고 외쳤다. 이 말을 들은 할머니는 물동이를 떨어뜨렸고, 이내 누더기 상태의 그의 상투를 잡고서 길거리로 끌고 갔다. 게으른 한량이 30년 동안이나 마누라를 홀로 남겨놓고 이제와 무슨 낯짝으로 돌아와 얼굴을 내미느냐고 허공에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이것은 지난날과 별로 다르지 않은 것이어서 박순이는 행복했다. 어쨌든 그가 미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장기가 느린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 이야기에서 확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들 외에도 마을신village gods들이 있다. 마을신은 특정한 장소를 지켜주는 존재로, 사람들은 그를 위해 사당을 세우고 매년 제사를 드린다. 제사에는 마을 사람 모두가 관여하고 비용은 함께 부담한다.
용 숭배는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추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한국인들은 상상력이 풍부해서 산의 존재들에 대한 생각을 커다란 용의 몸체에 연관시켰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이 생각은 한국인들이 발달시키기 훨씬 이전에 중국에 존재했다. 사실 정령spirit들 중에는 중국인들이 생각하는 것과 동일한 신들도 있는 반면에 한국 고유의 것들도 있다. 각종 관념들과 그 조건이 한반도에서 혼합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많은 관찰을 바탕으로 편견을 배제하고 말해야 한다. 우리는 유교와 불교가 어디서 전래되었는지 안다. 그러나 그 나머지 부분에 대해 우리가 아는 유일한 것은 그것이 여기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용은 한국인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그 영향은 항상 좋은 쪽으로만 나타난다. 우리는 이 신화적 동물이 한국인의 운명과 접하게 된 수많은 지점들을 기술하는 것부터 논의를 시작할 수는 없다.
주물의 문제는 앞으로의 논의와 밀접하게 관련된다. 많은 귀신들에 대한 믿음 때문에 사람들은 물리적 표상을 통해 귀신들의 위치를 정해주고자 하였다. 그들은 주물이 귀신 자체라고 생각한 것이 아니라, 귀신이 주물에 묶여 있어서 필요할 때면 주물을 통해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한국의 주물에 대한 권위자는 조지 허버 존스George Heber Jones 박사이다. 그는 다음 내용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강조한다. “한국인들이 이사할 때, 그는 그의 ‘신들’을 함께 데리고 가지 않고 그가 가는 집의 신들의 지배영역으로 이동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한국인은 정확한 신들의 목록을 아는 것에 신중을 기한다. 만약 병이나 불운이 닥치면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확히 누구에게 기도를 드려야 하는지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각 가정에는 성주城主Holy Master가 있다. “성주의 주물은 백지와 작은 쌀 봉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것은 안방 대들보 위에 걸려 있다.” 새 집을 지을 때는 정교한 의식이 거행되곤 하는데, 주인이 좀 미신적이면 더욱 그러하다. 무당을 부르고, 그녀는 비의 기술에 사용해 성주를 초청해서 지붕 아래 살게 하고 집사람들의 전체 운을 관장하고 병을 쫓아내고 일반적으로 보호하도록 한다. 그 때부터는 누구도 집 문지방 위를 밟지 말고 넘어가야 한다. 문지방은 집안 신의 목이고, 그것을 밟는 것은 신을 노하게 해 불행을 몰고 오기 때문이다. “성주 다음의 지위를 가진 것은 터주Lord of Site이다. 터주의 주물은 막대기 세 개로 파수막처럼 세워놓은 지푸라기 더미로 이루어진다.” 터주는 집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집이 지어진 터를 지배한다. 그는 좋은 기분을 유지해야지, 안 그러면 어려움이 일어날 것이다.
한국인들은 굉장히 복福에 의지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결국 그 관념을 신격화해서, 각 가정에 행복Good Luck에 대한 주물을 두고 일 년에 두 번 매우 정확하게 제사를 올린다. 존스 박사는 매우 적절하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순수한 사랑과 아이에 대한 자애로부터 나오는 신의 따스한 호의는 한국에 알려져 있지 않다. 한국인의 종교는 복과 액운이라는 저차원에 머물러 있다. 모든 일이 잘 될 때는 귀신spirit이 가족에 복을 내리는 것이고, 일이 안 풀릴 때는 복을 무른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한국인들은 복을 부르는 다양한 종류의 물건들을 갖고 있는데, 이것은 미국 흑인들이 토끼의 다리를 갖고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한국에는 복뱀, 복돼지, 복두꺼비, 복족제비, 복동이가 있다. 이 나라에는 사람들이 복뱀을 모시는 자리가 있고, 집 근처에 큰 뱀이 나타나는 것은 좋은 징표로 환영받는다.
매년 새해 무렵에 한국인들은 작은 짚 인형을 만들고 동전 몇 닢을 인형 몸  속에 넣고는 길거리에 던져 버린다. 아이들은 그것을 주워 뜯어내고 돈을 얻는다. 이런 식으로 액운이 분해되고 무효화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문신門神의 주물로 집 현관에 모자와 저고리를 걸어놓는다. 다른 이들은 다양한 가정 신격들의 주물로 낡은 신, 볏단, 생선 대가리 등을 걸어놓는다.
모든 질병의 귀신 중에서 역신疫神이 가장 위험하다. 역신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이미 들어왔다면 몰아내기 위해서 복잡한 제사가 치러진다.
이상이 한국인을 둘러싼 많은 정령들이다. 이들은 항상 한국인을 감시하고 언제든지 그에게 재앙을 내릴 준비가 되어 있다. 그가 산에 가더라도, 안방에 가더라도, 지구 저 끝 먼 곳으로 여행을 가더라도, 그들은 한국인을 따라다닐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인이 상상력에 의한 허구의―그에게는 여전히 매우 실재적인―존재와 어떻게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지를 탐구할 필요가 있겠다.
동양의 상상력에서 모든 곳에 존재하는 신비한 힘을 다루는 것을 목표로 하는 두 기술자에 의해서, 한국 사회는 복을 받기도 하고 저주를 받기도 한다. 이 소명을 따르는 사람들을 무당이나 판수라고 부르는데, 이에 가장 가까운 영어는 “요술사sorceress”나 “축귀사exorcist”이고, 넓게는 마법사wizard나 마녀witch라고 불릴 수도 있다. 무당巫堂이라는 말은 “무리를 미혹함”을 뜻하고, 판수는 “운명을 정하는 사람”을 뜻한다. 무당이라는 이름은 특히 적당하다. 무당은 항상 여성이고, 사회 계층 중 최하로 여겨진다. 일반적으로 결혼하기는 하지만, 그녀는 항상 버려진 인물이다. 그녀는 일종의 영매spiritual medium를 자처하며, 귀신들과의 친분이 있어 원하는 대로 귀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척 한다. 기자箕子는 중국에서 강신술necromancy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당과 가까운 관련이 있는 인물이 수천 년 동안 중국에 존재한 것은 확실하다. 만일 기자가 실제 인물이었다면 그는 주문암송incantation 형식을 가져왔을 것이다. 우리는 그가 귀신 숭배를 가져온 것인지 단지 귀신을 다스리는 한 방법을 가져온 것인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릴 수 없다. 무당에 의해 거행되는 의식, 그것 없이는 무당의 역할이 불가능해지는 이 의식은 굿이라고 불린다. 굿을 통해서 그녀는 열 가지 다른 형태의 역할을 수행한다.
가장 요구되는 역할은 질병 귀신을 쫓아내는 일이다. 하지만 왜 귀신들은 이런 식으로 사람을 괴롭히는 것일까? 글쎄, “굶주린” 귀신들이 있다. 당신이 식사할 때 그들은 문 주위를 어슬렁거린다. 만약 당신이 밥 한술 던져주지 않는다면 그들은 앙심을 품을 것이고 당신을 몸져눕게 할 힘을 갖는다. 두 친한 친구 중 한 명이 죽는다면, 그 귀신은 죽은 후에도 친구를 따라다닌다. 이것 역시 문제를 일으킨다. 그가 귀신의 존재를 부정해서 귀신에 실례를 한다면, 그는 머리에 방문을 받게 된다. 한 자리에 오래 쌓여있는 각종 쓰레기 더미에는 거하는 귀신이 있어 자기를 성가시게 하는 사람에 해를 입힌다. 만약 죽은 사람의 집에 간다면, 죽은 사람 귀신이 당신을 집까지 따라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은 귀신의 악의에 의해 사람이 해를 당하는 수많은 방법들 중 몇몇이다. 우리는 이들로부터 사람의 실제 잘못 때문이 아니라 오직 순전한 우연에 의해서 이런 일이 일어남을 알 수 있다.
어떤 사람이 재수가 없어 병에 걸리게 되었다고 생각해보자. 그는 이것이 귀신에 의한 것인지 확신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그런 의심을 할 근거가 있다고 해도 그는 무당의 집에 사람을 보내 무당에게 그의 증상을 말하고 무슨 귀신이 병을 일으켰는지 물을 것이다. 그녀는 어떤 귀신 이름을 대거나 우선 환자를 보아야겠다고 말할 것이다. 2, 3 달러의 사례를 받고나서 그녀는 굿이 열릴 길일을 알려준다. 굿은 환자에게 지불할 수단이 있느냐에 따라 환자 집에서 열릴 수도 있고 무녀의 집에서 열릴 수도 있다. 준비가 얼마나 복잡한지 역시 사례에 따라 다르다. 만약 그 어려움이 죽은 친척이 일으킨 것이라면 큰 주의가 요구된다. 그러나 일반적인 귀신에 의한 것이라면 보통 때 먹는 것 약간만 길가에 던져놓아도 고통이 떠나가게 될 것이다. 확실히 갔는지 알아보기 위해 음식을 놓은 뒤 식칼을 길에 던져 본다. 만약 칼날이 문 바깥쪽을 향하며 떨어지면 귀신이 떠난 것이다. 그러나 날이 문 쪽으로 향해 있으면 귀신이 떠나기 전에 더 요구한다는 것이다. 환자가 돈이 많은 사람이라면 가까운 굿당에서 의식이 거행될 수도 있다. 
환자의 집에 도착하면 무당은 전체 자리를 주관해서 음식을 진설하고 아픈 사람 친구들이 특정한 방향을 향하도록 자리를 잡아준다. 그녀는 보조자를 데려오는 데, 모든 준비가 끝나면 보조자는 앉아서 바구니를 뜯기 시작한다. 이것은 귀신을 끌어오는 것이라고 한다. 무당이 춤추기 시작하고 귀신이 오도록 부른다. 그녀는 완전한 열광 상태에 도달하고, 이 시점에서 구경꾼들은 귀신이 그녀 몸에 내렸다고 믿는다. 이제 모든 말은 귀신의 말이지 무당의 말이 아닌 것이다. 그녀는 몸에 들어온 귀신의 이름을 외치고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을 말해주는데, 이 지시사항에는 가욋돈을 얼마나 더 주어야 할지에 대한 것도 일반적으로 들어가 있다. 마침내 귀신은 병을 물리겠다고 약속하고, 무당은 몇 발짝 더 뛴 후에 귀신이 물러감을 알리는 소리를 지른다. 갑자기 고요해지고 이전의 흥분은 흔적도 남아있지 않게 된다. 그녀는 완전히 지친 척을 하거나 죽은 사람처럼 쓰러지는 식으로 더 완전한 속임수를 쓰려고 하지 않는다. 의뢰인의 미신이 막대하기 때문에 그런 자잘한 일은 완전히 불필요하다. 귀신에 드려졌던 음식은 무당과 환자의 친구들이 거하게 먹어치운다는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 모든 소요와 소란이 환자에게 가져온 결과가 매우 유익한 경우는 좀처럼 없을 것이다.
두 번째 종류의 굿은 사망 이후에 거행된다. 망자의 혼은 사망 이후 삼일 간 집 주변에 머물러 있을 것이고, 종종 이보다 오래 있기도 한다. 친척들이 망자에게 뭔가 할 말이 있었는데 할 기회가 없었다고 판단하면 무당을 부른다. 무당을 통해서만 귀신과 뜻을 주고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무당이 와서 음식을 진설하고 접신을 한다. 하지만 이때에는 춤추거나 소리 지르지는 않는다. 귀신은 무당을 통해 원하던 사연을 전하고, 그 후에 친구들은 울고 작별을 고하며 귀신은 떠난다. 그 후에 모두 흩어지고 상은 치워진다.
어떤 때는 시신이 매장된 후 다른 굿이 거행되기도 한다. 만약 망자가 큰 신 중 하나가 보낸 전령[저승사자]에 의해 불려가 목숨을 잃은 것이라고 생각되면, 무당이 불려와 영적인 전령을 부르도록 하고 망자를 어떤 고생스러운 길purgatorial stage을 거치지 않고 극락으로 바로 갔는지를 묻도록 한다. 이번에는 사람들이 망자의 귀신을 불러와 마지막으로 좋은 모습으로 나타나게 할 힘을 갖고 있어, 마지막 작별 인사를 고한다.
이것으로 모든 게 끝난 것이 아니다. 매장한지 한 달 후 망자의 친구들이 돈이 있으면 인근의 잘 알려진 굿당에서 큰 굿을 한다. 무당은 잘 차려입고, 인상적인 의식이 될 수 있도록 모든 것들이 준비된다. 굿의 목적은 망자의 영향력을 보호하거나 옥황상제Judge of Hades와 “연줄”을 놓는 것이다. 망자에게 그렇게 할 수 있는 돈이 없다고 해도 친구들이 대신 해 준다.
음식이 진설되고, 무당은 소복을 입고 평소처럼 한 바퀴 돌더니 트랜스 상태가 되고 망자의 귀신이 들린다. 그는 할아버지를 만났는지, 다른 죽은 친척들을 만났는지 질문을 받고, 그런 류의 모든 질문을 더 받는다. 무당은 모순이 생기는 것을 두려워 않고 이 질문들에 수월하게 답해준다. 심심치 않게 귀신은 아직 살아있는 자들에게 도움이 될 일을 해주겠다고 약속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득은 상호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 귀신이 물러난 후, 옥황상제가 불려온다. 이 최종 심판장에는 열 명의 판사[시왕十王]가 있지만, 최고 판사는 옥황상제이다. 그에게 음식이 진상되고, 그는 저승에서 잘 지내게 해달라는 친구들의 애원을 듣는다. 그는 항상 그러겠노라고 약속하고 음식을 칭찬한다. 그 후 무당은 친구를 담당하고 있는 특별 판사를 불러오고, 그 판사 역시 적당히 “구워삶아진다.” 간청하는 사람들은 약속에 의해 망자의 사후의 생활조건을 최대한 지낼만한 것으로 확실히 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그 다음 그들은 망자의 집을 지키던 귀신을 불러온다. 그 귀신은 간단히 대접을 받고, 가족의 안위를 돌보겠노라고 약속을 한다. 그는 집안에 닥친 어려움에 대해 경고하고, 그것을 피할 최선의 방책을 충고해준다. 이들 특별한 귀신들을 모두 대접하면, 의식에 돈을 냈던 친척은 누구나 친구나 친척을 불러내 잡담을 나눌 수 있다. 한밤중까지 이어진다는 점 외에는, 꼭 망자와 오후의 티타임을 즐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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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만이 귀신에 영향을 주는 사람은 아니다. 판수는 귀신의 장난에 대해 훨씬 잘 알고 있으며 그들의 나쁜 성질을 더 잘 이겨낼 수 있다. 우리는 무당이 일종의 영매靈媒medium이고 귀신들과의 친교를 통해서 그들을 움직인다는 것을 앞에서 보았다. 그러나 판수는 영매이기 보다는 축귀사exorcist이다. 그는 귀신들의 적이고, 그들을 회유하기 보다는 축출할 수 있다. 무당이라는 직업은 판수보다 훨씬 오래되었다. 판수는 지난 몇 세기 안에 생겨난 것이고, 무당은 먼 고대부터 존재해 온 것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판수는 “운명을 결정하는 사람”이라는 뜻이고, 이 이름으로부터 우리는 이 맹인 행자의 주된 직무가 운명을 말해주는 것이라는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흔히 악령을 쫓아내는 데 불려 다닌다. 그는 무당보다 그다지 우월하다고 여겨지지 못한다. 그가 남성이라는 점이 무당에 쏟아지는 비방들에서 벗어나게 해줌에도 불구하고 그렇다. 몇 명의 여자 판수가 있긴 하지만, 그들은 귀신과는 관련이 없고 무당만큼 낮은 지위에 있다. 판수의 직책은 일본의 마사지사처럼 맹인 계층에 한정되어 있고, 연주창의 유행 덕분에 이 직업인들을 모을 수 있는 풍부한 바탕이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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