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ika Doss, <Memorial Mania: Public Feeling in America>(The University of Chicago Press, 2010), chap. 2.
이제 사람들은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난 현장에 당장 모여들어 무언가를 표현한다. 저자는 사고 직후 현장에 일시적으로 조성되는 추모(temporary memorials)들에 주목한다. 1999년 콜럼바인 고등학교 총기난사사건 이후 희생자 학생의 차량에는 추모를 위한 물건들과 여러 문구가 적힌 카드들이 쌓였다. 맞은편 공원에도 꽃과 풍선을 비롯한 물건들이 쌓였다. 나무에는 종, 푸른색과 은색 리본, 크레이프 종이, 묵주 등으로 뒤덮였다. 2003년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폭발사고 직후 우주센터 정문에는 꽃, 봉제인형, 미국 국기, 여러 문구가 적힌 배너들이 모여 일시적 추모공간이 마련되었다.
저자가 강조하듯이 추모의 감정이 어떠한 물질을 통해 표현되느냐가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미국인의 무덤에는 장난감, 담요, 젖병, 트로피, 연감, 자동차 열쇠, 립스틱, 전쟁 메달, 기타 피크 등이 놓인다고 한다. 일시적인 추모 공간을 채우는 물건들은 길거리 가게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다. “부케(조화와 생화), 봉제 인형, 풍선, 봉헌용 초, 조의 카드 등.”(71) 이런 물건들은 미국인의 믿음을 담고 있다. “꽃과 풍선은 삶의 아름다음과 덧없음을 상징한다. 손으로 쓴 쪽지, 카드, 시, 편지는 슬픔 빠진 감정을 토로하고 망자와의 긴밀한 대화를 가능하게 한다. 봉제인형, 특히 테디 베어는 상실된 순수성을 암시한다.”(71)
간단히 생각해보아도 우리나라에서도 비극적 사건의 현장에 추모의 물건들이 쌓이고 있는데 물건의 종류는 다르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로 정리할 필요가 있겠다. 아래 사진은 1995년 오클라호마시티 폭탄 테러 이후 펜스에 걸린 추모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