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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배움/메모

아메리카 선교의 어려움

by 방가房家 2023. 4. 20.

Ellis, John Tracy, ed. Documents of American Catholic History (Chicago: Regnery, 1967), 1: 80-81.

(William Hutchison, Errand to the World, p.19에서 재인용)
인디언들 개종 작업에서 한 가지 어려움은, 어떤 사람이든 반대편으로 돌려놓지 않는 그들의 풍습에 있었다. 그들은 모든 사람들이 각자 자기 의견대로 남아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아메리카는 신학적인 의미에서 순교를 당하는 소망을 품고 갈만한 곳이 전혀 아니다. 이 야만인들은 종교 때문에 기독교인을 죽이는 법이 없다... 그들은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 싸움이 붙었거나 야만스러워졌거나 술취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그들은 종교에 대한 증오 때문에 사람의 목숨을 앗는 일은 하지 못한다.
1670년대 루이스 헤네펭 신부가 북아메리카에서 선교 중에 남긴 기록이다. 선교는 종교라는 게 문화의 일부임을 뼈져리게 알게 되는 순간이다. 종교에 대해 다른 견해들을 그저 남겨두는 문화를 신부들은 상상도 못했울 것이다. 선교에 대한 열정에 가득 차고, 만약의 경우 순교를 할 생각으로 전투력 만빵으로 온 사람들에겐 기운 빠지는 현실임에 틀림없다. 그렇다고 북미 원주민들에 증오와 이단 배척의 문화를 일단 심어놓고 선교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을 것이다.

18세기 조선에 왔던 천주교 선교사의 일기를 보았던 것이 생각난다. 그의 일기에는 순교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얼마든지 하겠다는 다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것이 주님의 영광에 자신을 가까이 하는 길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마치 불나방을 본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천주교 선교사들이 왜 순교의 열정에 가득 찼는지에 대해서는 공부를 해야 한다.
어찌 되었든, 순교의 기회를 제공한 조선 땅은 아메리카에 비해 행복한 선교지였을까? 그렇게 무뚝뚝하게 잘라 말할 수 있을까? 말하기가 힘들다. 진실된 자료임은 알지만, 그 진실을 액면 그대로 승인하는 것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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