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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사자료

전도문서 두 개

by 방가房家 2009. 2. 8.

#1.
5세기 경 인간의 자유 의지와 원죄에 관한 아우구스티누스와 펠라기우스 논쟁 이후, 기독교의 원죄론이 확립되었다. 죄가 육체적 유전으로 물려받는 것이 아니므로 인간의 자유의지에 따라 죄를 벗어날 수 있다는 펠라기우스의 주장은 이단으로 판정받았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주장에 따라, 인간의 원죄는 섹스를 통해 전승되는 필연적인 조건이기 때문에, “인간은 아담의 후손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지옥의 군중’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되었다. 타락한 인간을 구원하려는 신의 은총 없이는 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견해가 정통적인 교리로 자리잡았다.
기독교가 전도될 때, 죄에 관한 이론은 전도자와 피전도인의 대화의 첫머리를 장식하였다. 세계를 죄로 채색하는 것은 기독교라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바탕이다. 한국인이 기독교를 받아들이기 위해 필요했던 것은 죄 개념의 수용이다. 죄의식을 깨우치거나 혹은 만들어내는 것이 전도의 대화를 위해 최우선적으로 필요했다. (기독교 전도는 기독교와 타자의 대면이다. 그러한 대면에서는 차이성이 부각되며 차이성은 정체성을 부여한다. 자신을 알리는 과정에서 정돈되고 요약된 기독교의 모습은 무엇이었을까?)

#2.
한국인과 기독교 선교사들 사이에서 벌어진 대화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다른 세계관들이 만나고 그 세계관 내에서 구사되던 낯선 언어가 충돌하는 장면이었을 것이다. 그것은 <<성산명경>>에서 예시되는 것과 같은 유창한 논변이 아니라, 어색한 침묵 혹은 독백이었을 것이다.
이 어설픈 만남을 재구성하는 것이 한국인에 수용된 기독교가 무엇인지를 밝히는 단서가 되지 않을까? 이에 그 만남의 스크립트의 일부를 입수하여 분석하고자 한다. 대화의 배경을 밝혀주는 자료는 충분하지 않지만, 일단 대사만 남아있는 스크립트를 갖고서 그때의 만남을 상상하고자 한다.


<<사람을 예수께 인도하는 법>> (How to lead men to Christ)

지은이: Torrey, Reuben Archer (무디 성서학원에 재직하였음. 1901년 이후에는 아시아를 비롯한 해외 선교에 주력하였다. 성서무오설, 동정녀탄생, 육체적 부활 등의 교리를 철저하게 신봉하였다. 예수를 믿으면 이생에서 끝없는 행복의 상태에 머물러 있는 반면, 믿지 않으면 이생에서도 불행한 마음으로 지낸다는 입장을 갖고 있었다.)
(cf. "How I bring men to Christ"(1893))
옮긴이: F. S. Miller
발행: 조선예수교서회 (1920)
(1917년 간행, 재판 1920, 삼판 1937)

이 자료는 전체 13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내용에 따라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Ⅰ. 전도자의 기본 태도와 준비
1장. 사람을 예수께 인도하는 큰 방침
전도자의 요건: 완전히 회개할 것, 영혼을 사랑할 것, 성경말씀을 잘 알 것(*성경 활용법), 기도, 성령으로 세례 받음(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얻는다)
2장. 전도하기를 어떻게 시작할 방침
예수가 사마리아 여인에게 전도한 것을 본받아서 할 것

Ⅱ. 구체적인 전도 지침들
(대상자 유형별로 세분)
3장. 도를 멸시하는 사람에게 전도하는 방침 (도를 전할 때 도를 멸시하고 재미없이 아는 사람을 제일 많이 만나니라)
4장. 구속함을 받고자하나 믿는 법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전도하는 방침
5장. 구속함을 받고자하는 사람이 그 구속하는 법을 알지만 그러나 거리낌이 있는 사람에게 전도하는 방침
6장. 헛된 소망을 품는 사람에게 전도함
(1. 자기의 옳음으로 구원 얻을 줄 아는 사람)
7장. 구원 얻을까 의심있는 사람과 시작하다가 물건너간 사람과 주께 돌아오고자 하는 사람
8장. 완악하여 믿지않는 사람에게 전도함
9장. 원망하는 자에게 전도함
10장. 믿겠다 작정하는 것을 미루어가는 사람이라
11장. 고집한 사람과 도를 그릇 아는 사람에게 전도함

Ⅲ. 전도자의 유의사항과 성령 세례
12장. 전도인에게 두어가지 가르칠 것
13장. 성신의 세례라


이 책은 토레이가 저술한 핸드북으로, 선교할 때 다양한 유형의 불신자들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다양한 사례들과 지침들로 이루어진 책이기 때문에 전도의 전체적인 구도가 확연하게 드러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저자는 성경을 활용하는 방법을 말하면서 그 구도가 무엇인지를 넌지시 언급한다. (‘이 책은 이 네 가지 법을 가르치는 책이라’고 그가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성경 말씀 쓰는 법 네 가지는 다음과 같다.

①구주가 있어야 할 것을 가르침 
②예수께서 사람의 구주되신 것을 가르침
③예수를 어떻게 자기의 구주로 삼을 것인가 가르침
④예수를 믿지 못하게 막는 것을 벗어나는 것을 가르침

이 구도는 기독교 선교의 일반적인 도식이며 현재의 선교에 활용되고 있는 4단계와도 대체적인 일치를 보인다. 이러한 구도에서 중요한 것은 전제가 되는 첫 단계를 수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정상적으로 첫 단계가 제대로 수용된다면 다음 단계들로의 진행은 자동적으로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구주가 있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은 현세를 타락의 세계로, 인간을 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존재로 인식하게 함을 말한다. 이 과정은 전도에서 가장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 부분이며, 타문화권에서의 선교의 경우에는 그 중요성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유형으로 ‘도를 멸시하는 사람들’을 지목한 것은 첫 단계의 진행과 상관된다. 도를 멸시하는 사람들은 세상과 인간의 죄스러움에 대한 인식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설득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진다.

도를 멸시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구주가 계셔야 마땅함’을 가르칠 것: “대개 모든 사람이 이미 죄를 범하매 하나님의 영광을 능히 얻지 못한다”, “여호와께서 모든 사람의 죄를 예수께 담당하게 하셨다”, 사람의 죄 가운데 가장 큰 죄, “누구든지 율법에 기록한대로 온갖 일을 항상 행하지 아니하는 자는 저주하는 아래 있다”, “죄의 값은 사망이라”, 멸망하게 하는 죄는 하나밖에 없는데 이는 예수를 멸시하는 죄


이러한 설득의 과정은 사실상 세계관의 변화라는 거대한 작업을 수반하기 때문에 피선교자가 어떠한 세계관의 소유자인가에 대한 연구가 중요하다. 그러나 이 책에는 아시아인이 원래 지니고 있었던 세계관을 연구하여 대응하려는 의도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다루어지는 선교의 예들은 대부분이 미국인들과의 선교 사례들이며, 피선교인들이 지닐 수 있는 다양한 세계관은 고려되지 않는 편이다. 주로 의식되는 세계관은 인간의 이성을 중시하는 계몽주의적(인본주의적) 세계관 정도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노력만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논변 정도로 상대방을 설득하려 한다. 이 책에서 기독교가 문화적으로 전제되어 있는 서구인에게 전도하는 방법과, 기독교를 낯선 것으로 받아들이는 아시아인에 대한 전도 방법은 구분되지 않는다. 전도는 성경의 말씀을 전하는 것이기에 그것이 공간에 따라 달라져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이 책의 입장으로 보인다.
타종교에 대한 진술은 11장에서 간단히 제시될 뿐이다.

11-2. 도를 그릇 아는 사람
천주교인 같은 사람-천주교는 사람이 거듭 나는 것을 세례로 아는 사람이 많다
천주교인보다 우리가  나은 것이 하나가 있으니 그 사람의 믿는 도에 없는 힘과 평안함이 우리 도에 있으니 천주교인인이 그 분간을 아느니라. 불도하는 사람에게 이와 같이 전도하면 좋을 듯 하니라. / 무당의 술법을 믿는 사람에게는 이 아래의 기록한 말씀을 뵈일 것이라.(레19:31-20:6) 하나님과 합한 사람이 잡신과 사귀는 것이 구약에 음란이라 하였느니라.(신28:10-12 왕하22:1-2,6 사8:19,20절 요일4:1-3 살후2:9-12절)

참고로,

전도인에게 두어가지 가르칠 것
①할 수 있는대로 남자는 남자끼리 전도하고 여자는 여자끼리 전도하고 노인은 노인끼리 소년은 소년끼리 전도하는 것이 좋으니라
②한 사람에게 전도할 때에 할 수 있는대로 그 사람 하나만 데리고 가서 전도할 것이라.
④전도인이 성경책을 들고 보든지 책 없이 외우던지 하지 말고 전도 듣는 사람이 보게 하여 참이치가 마음속에 들어가게 하기를 귀로 들릴뿐아니라 눈으로도 보아 마음에 들어가게 할 것이니라.
⑤흔히 한 구절만 뵈이고 그 구절을 여러 번 보아 깨닫게 하고 오래 생각하게 할 것이라.
⑥전도 듣는 사람이 예수를 믿는 것만 의논하게 할 것이라.



<<예수 성경 문답>> (Bible Catechism)
(<<예수 셩교 문답>>(1881)의 1917년 판으로 보임)
지은이: John Ross
옮긴이: Mrs. M. F. Scranton
발행: 조선예수교서회(1917)

앞의 자료가 서구에서 발행된 전도문서의 특성을 나타내는 반면에, 이 자료는 아시아 선교현지에서 발행된 자료로서의 특징이 드러난다. 이 자료는 마테오 리치 이후 동아시아 문화 내에서의 축적된 선교의 경험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 그것은 나름대로 독특하게 구성된 문제틀에 의해 드러난다. 일단 전체적인 구성(전체 72개의 문답)을 살펴보면,

1. 창조주와 그에 대한 자세(1문-7문)
창조주 - 창조주의 속성 - 편재성 - 전지함 - “우리가 마땅히 공경하여 할지니라” - 절에 관한 설명 - 성서
2. 구약의 내용 소개(8문-36문)
창조 이야기 - 타락 -홍수 이야기
3. 신약의 내용 소개(37문-72문)
예수의 구속 사역 - 세례와 성찬 - 사회적 관계 - 예수를 믿는 이유 - 주기도문으로 끝맺음

이 문답은 창조주의 개념을 소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1문: “천지 만물이 어째서 있느뇨?”
- “하나님이 지어내신 바라”
2문: “하나님이 뉘시뇨?”
- “영하고 형용이 없어 보이지 아니하며 시종 없고 능치 못한 바 없으신 것은 하느님의 총명이니 알지 못하는 바가 없느니라”

이것은 <<천주실의>>가 “천주가 만물을 창조하시고 주재하며 안양(安養)하심을 논함”으로부터 시작되고, 정약종의 <<주교요지>>가 절대자에 대한 언급으로 시작되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또한 제15문에서 사용하는 설명은 <<천주실의>>에서 사용된 용어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주교요지>>에서도 이 내용은 <<천주실의>>에 등장하는 각혼(覺魂), 생혼(生魂), 영혼(靈魂)의 구분에 의거하여 설명된다)

제15문: “사람이 짐승으로 더불어 무슨 분별이 있느뇨?”
- “짐승은 신체와 각혼만 있고 영혼이 없으나 오직 사람은 신체와 영혼이 있느니라.”

또한 59문부터 62문까지는 기독교의 대사회적 관계에 대한 오해를 불식하기 위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즉, 임금에 대한 의무, 관민간의 의무, 부모와 자식간의 윤리, 부부간의 예 등에 대한 기독교의 입장을 소개하는데, 이들 유교적 윤리에 대해 기독교가 상충되지 않음을 말하고 있다. 보유론적인 기독교 설명 방식의 영향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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